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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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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r 10, 2021
  • 2 min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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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한명선 목사(Demarest UMC)글쓴이: 한명선 목사(Demarest UMC)올린날: 2021년 4월 1일

처음엔

침묵…했다. 조지 플로이드가 미네소타 거리에 깔려 마지막 숨을 쉴 때 트레이본 마틴이 두 손을 머리 위로 든 채로 쏘지 말라고, 제발 쏘지 말라고 외칠 때나는 침묵…했다.  인종 차별은 흑인과 백인들의 문제라노란색인 나는 하얀색, 검은색 사이에 설 자리가 없는 것 같아 온 나라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인종 차별은 죄다.’라고목소리를 하나로 모을 때도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올바르지 못하고개인의 권리보다 공동체의 안정이 더 중요하다 배우고 또 자란 나는 침묵…했다. 남쪽 국경에서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의 엄마를 찾는 울음소리가 내 집 앞, 내 귓가에까지 들려올 때도 그나마 먼저 이민 온 우리는 아이들과 따스운 방에서 잠잘 수 있어 다행이라고 되뇌며나는 침묵…했다. 이민자들이 모여 “우리도 인간이고, 불법 이민자도 사람이다.”라고 외치며 거리로 나설 때도먹고 살아야 하고먹여 살릴 가족들이 있어서감히 목소리를 냈다가 세탁소, 네일 가게, 델리 가게에 오던 손님들의 발이 끊길까 두려워나는 침묵…했다. 국민의 선택을 받아 당선되었다는 지도자가이민자들은 범죄자이고 강간범이다이민자들 때문에 일자리 없어졌다 말할 때도차이나 바이러스, 쿵푸플루라 부르며 사람들을 오도할 때도힘 가진 사람에게 대들었다 5%도 되지 않는 우리 같은 사람아예 멸절되거나, 사라질까 봐남의 나라에 와사 사니 이 정도 냉대는 참아야지그나마 미국은 나은 거라 스스로 위로하고 설득하며 나는 침묵…했다

그랬더니그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연거푸 침묵했더니이젠 침묵…을 강요당하게 되었다. 동양 사람들이 일하는 스파만 골라 먼 거리 운전해가며 총질을 해댔는데그냥 나쁜 날이라그냥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라 저지른 우발적 살인이란다혐오가 아니란다. 우리 어머니, 우리 이모, 우리 고모, 우리 누이가 남의 발 닦고, 남의 몸 주무르며그렇게 땀과 눈물 흘리다 피 흘리며 떠났는데성 중독으로 인한 살인이란다혐오는 아니란다그러니 침묵..하란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샌프란시스코, LA, 뉴욕에서맞고, 밀쳐지고, 넘어지고, 침 세례를 받았는데도동양인 혐오는 아니란다 우발적 행동이란다. 내 앞에서 눈 찢고 도망가고나의 어눌한 액센트를 따라 하면서왜 이름이 그 모양이냐고영어는 할 줄 아냐고한국에서 왔으니 수학은 잘하겠다고나, 내 아내, 내 아이, 내 동료, 내 친구들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제는 너무 많아 일일이 세기도 귀찮을 정도로 놀림을 당했는데그 모든 것이 혐오는 아니란다우발적 개인행동이니 침묵…하란다.  침묵을 선택했더니이젠 나의 침묵 위에 세운 가짜 안정, 거짓 평화, 좁은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조용히 하란다강제로 침묵…하란다.

아니…

이젠 안 할 거야이젠 침묵도 하지 않고침묵을 당하지도 않을 것이고물러서지도, 뽑히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거야. 그러니 내 입에 재갈 물릴 생각은 마.아시아인 혐오는 없다고동양인 차별은 없다고아무 문제 없으니 공연한 갈등 일으키지 말라고좋은 시민이 되라고돈 잘 벌고,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직장 잡는 모델 마이너리티나 되라고더는 내 입에 덫을 씌우지 마.  난 한국인이고, 아시아인이며 또한 미국인이야.여긴 내 집이고난 내 집에서 벌어지는 모든 차별과 혐오에 대해내 형제자매와 함께 그동안 묻어놓았던 이야기를 그리고 묻혔었던 목소리를이제 내기로 했어.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를 멈춰라.아시아인을 향한 폭력을 멈춰라. 정의가 물처럼, 공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를 때까지이 소리를 멈추지 않을 테니모든 이민자를 향한 증오와 혐오를 멈추고모든 인종을 향한 차별과 폭력을 멈춰라. 하나님,과거의 우리 침묵을 용서하시고지금의 침묵에서 우리를 구원하소서. 선택한 그리고 강요된 침묵을 떨치고 일어나소리치게 하소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혐오를 멈춰라.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이다차별을 멈춰라. 모든 사람은 소중하고 사랑받아 마땅하다폭력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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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뉴저지연회의 한국계 미국인 목회자들이 아콜라연합감리교회에 모여 인종차별에 항거하는 의미를 담은 촛불기도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 대뉴져지 연합감리교회 한인 목회자 코커스 (Korean-American Clergy Caucus of GNJU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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