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犬公의 항변(抗辯)

Admin
May 1, 2015
2 min read

犬公의 항변(抗辯)


나는

개

(犬)올시다.

듣자 하니 세상에

간사하고 간악한 것이 인간인 듯하오.

내 그래서 인간들한테 할 말이 있어 이렇게 나왔소.

​

사실 우리처럼 족속들이 많은 동물도 없을 것이오.

살구가 맛이 없으면 개살구요,

나리꽃에도 못 끼면 개나리요,

망신도 큰 망신이면 개망신이요,

망나니도 큰 망나니면 개망나니요,

뻔뻔한 얼굴은 개가죽이요,

번지르르한 기름은 개기름이요,

보잘 것 없으면 개떡이라,

개씨 집안은 말 그대로 문전성시요.

도리만당(桃李滿堂)이라~~~

​

도대체 우리 개들이

전생에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천대를 당하고 산단 말이오.

필요할 때엔 언제나 가까이 두고 이용해 먹는 가축이

바로 우리들이라 더욱 기막힌 일이라오.

​

돼지가 도둑을 지켜줄 수 없고,


소가 주인을 반기는 법이 없고,

염소가 주인을 도와 사냥을 할 수 없고,

닭이 식구와 같이 놀아주지 않는데,

왜 우리 개들은 인간들이 분풀이 할 때마다

단골로 회자되는지 모를 일이오.

​

따지고 보면 우리처럼 충직하고

의리 있는 동물은 없을 것이오.

그 옛날 전라도 오수라는 동네에서는

우리 조상 한 분이 불에 타 죽을 주인을

살리려고 냇가에 가서 물을 묻혀

잔디를 흥건히 적시고는 장렬하게

순사하신 적이 있소.

또 어떤 동포는

물에 빠진 어린애를 구해내기도 했다오.

​

인간이야말로 의리를 모르는 족속들이라오.

돈 때문에 아들 손가락을 자르는 애비도 있고,

유산을 받으려고 부모를

불에 태워 죽이는 자식놈도 있고,

노부모 모시기 싫다고

양로원에 갖다 버리는 놈도 많지요.

​

출세를 하려고

친구를 배반하고 모함하는 놈,

권력을 얻으려고

어제는 한솥밥 먹던 동료를

오늘은 정적으로 나서서 깔아뭉개는 정치 모리배,

어려운 살림살이에 같이 고생하다가

돈을 좀 모으니까 조강지처 버리는 놈,

참말로 더러운 세상이네


오줌 벼락 맞아도 싸다


모두 모두 의리를 모르는 인간들이오.

필요할 때는 친구하다가 쓸모 없어지니까

매정하게 돌아서는 게 인간이라는 족속이라오.

​

모든 인간은 결국

세 가지 부류 중의 하나일 것이오.

​

개보다 더한 놈이거나..

개보다 못한 놈이거나..

개같은 놈 중의 하나일 것이오.

​

너는 착하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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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보낸이: 라 종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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