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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다른 이름 ‘기후재앙’

  • Writer: Moon Kwon
    Moon Kwon
  • Apr 7
  • 3 min read

Updated: Apr 7

전쟁 발발 2주간 탄소 560만톤 배출, 대기·토양·해양 오염도 심각


피조물의 고통에 함께하시는 하나님 “불의한 구조에 함께 저항해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한 지 40일을 향해간다. ‘임박한 위협’(imminent threat)이라는 명분 아래 수행된 대(對) 이란 군사 작전인―‘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는 신속하고 강력했다. 미군은 AI 기반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활용해 공습 첫날 알리 하메네이 암살을 시도하는 동시에 이란 전역 1,000여 곳을 타격했다. 이란 수뇌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희생자가 민간인이었으며, 이 가운데 17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침공한 지 40일을 향해간다. ‘임박한 위협’(imminent threat)이라는 명분 아래 수행된 대(對) 이란 군사 작전인―‘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는 신속하고 강력했다. 미군은 AI 기반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을 활용해 공습 첫날 알리 하메네이 암살을 시도하는 동시에 이란 전역 1,000여 곳을 타격했다. 이란 수뇌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희생자가 민간인이었으며, 이 가운데 17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국제 사회는 예기치 못한 참사에 분노하면서도, 무고한 사상자들보다는 미군의 첨단 군사 장비와 방어 시스템에 더 관심을 보였다. 각국은 에너지 안보와 경제 안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고공행진 하는 유가와 글로벌 공급망의 연쇄적 붕괴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이란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인질 삼아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조이며 중동 전역으로 전쟁을 확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마디에 세계 주가는 출렁였고, 중동 석유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은 더 큰 경제적 충격을 받았다. 전쟁 발발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일부 차량 운행이 제한되었고 쓰레기봉투 사재기까지 벌어지며 불확실성과 불안정이 일상화되었다. 그 와중에 백악관의 소셜 미디어는 이란 폭격을 게임의 한 장면인 양 게시하며 권력과 자본의 위용을 과시하였다. 그 어디에도 생명에 대한 존엄이나 희생자에 대한 애도, 전지구적 생존권에 대한 고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전쟁은 군사적 행위를 넘어선다. 그것은 소수 지배 권력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 상대를 무력으로 제압할 수 있다는 제국 시대로의 귀환을 선포했다. 종교는 이와 같은 성전(聖戰)을 정당화하고 이익 집단을 결집하는 도구로 전락했다. 성금요일을 앞둔 대국민 연설에서 “2~3주 내 정밀 타격, 이란을 석기시대로”라는 트럼프의 발언은 단순히 정치적 수사를 넘어 폭력의 논리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선포했다.


지난 수십 년간 탄소 기반의 경제 체제를 극복하고자 했던 국제 사회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을 거치면서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의 과제로 삼았다. 이 과정에서 2023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는 탈화석연료 전환에 합의하면서도, 무탄소에너지원으로 원전 확대, 수소 발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적극 수용하였다. 다시 말해 탈화석연료라는 거대한 우산 아래, 각국은 성장중심의 경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 그리고 에너지 안보 사이에서 어느 쪽에도 발을 떼지 못하는 형국이었다.


이 상황에서 전쟁은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정당화하는 보기 좋은 구실을 제공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려던 노력은 전쟁 앞에서 무력화되었고, 세계는 생명의 관점 대신 안보와 자본의 논리 속에서 예견된 종말의 징후를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 3월 기후커뮤니티연구소(Climate and Community Institute)는 전쟁 발발 첫 2주간 약 56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아이슬란드의 연간 배출량(2024년 기준 약 470만 톤)을 웃도는 수치다. 상세내역을 보면 건물 붕괴로 인한 간접 배출이 270만 톤으로 가장 많았고, 걸프 지역 전반의 석유 저장 및 정유 시설, 유조선 폭격으로 인한 메탄과 탄소 유출이 210만 톤, 전투기 및 군사장비의 연료 소모로 약 58만 톤의 온실가스가 발생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쟁으로 인한 화재에서 나온 블랙카본과 미세먼지는 대기를 오염시키고, 토양과 해양 오염은 탄소 흡수 능력을 현저히 약화시켰다. 이렇듯 전쟁은 물리적 파괴를 넘어 지구 시스템을 교란하는 복합적 기후 사건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전쟁이 끝난 후의 ‘재건’ 과정이다. 산림 소실과 토양 오염, 수자원 파괴는 단기간 회복될 수 없으며 파괴된 도시와 인프라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시멘트와 철강 생산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은 전쟁 당시보다 최소 24배 이상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은 현재의 탄소배출을 넘어, 미래세대가 사용해야할 ‘탄소 예산’까지 선취하는 반세대적 행위다. 인류는 이미 연간 37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다. 기후위기는 회복 불가능한 임계점을 향해 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많은 이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부정의 앞에서 스러져 갈 때, 전쟁 속에서 자본 권력으로 무고한 이들이 희생당할 때, 하나님은 같은 방식으로 되물으신다. “네 아우가 어디 있느냐?” 이것은 윤리적 질문을 넘어 인간 존재의 방향을 묻는 신학의 질문이다. 하나님은 고통 바깥에 계신 분이 아니다. 고통받는 이들 한가운데서 함께 신음하시는 분이다. 전쟁의 승리는 무기로 획득할 수 있지만 평화는 생명 정의를 실현할 때만 가능하다. 생명 정의는 죽임의 체제를 거부하고 생명을 중심으로 세계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다”라는 로마서 8장 22절의 말씀은 고통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성령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피조세계 전체가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고통과 피조물의 고통은 분리되지 않으며, 기후위기와 전쟁은 이 연결된 고통의 구조 속에서 발생한다.


그러므로 부활의 신앙은 단지 죽음 이후의 희망이 아니다. 지금 여기서 죽임의 질서를 거부하고 생명의 질서를 선택하는 결단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제국의 폭력과 탐욕에 대한 거부이자 동시에 생명과 정의 평화의 새로운 질서에 대한 선언이다. 그리스도인은 피조물의 신음에 귀기울이고 그 고통에 참여하는 존재로 부름받았다. 이것은 삶의 방식의 전환을 통해 가능하다.


올봄에는 2주 먼저 꽃들이 피었다. 목련, 개나리, 진달래, 벚꽃 등 꽃의 향연에 기뻐하면서도 때를 모르고 한꺼번에 터져 나온 생명의 아픔을 듣는다. 우리는 폭력과 희생이 당연한 사회를 거부하고 생명을 살리는 삶을 선택해야 한다. 전쟁과 기후위기에 방관하지 않고, 탐욕을 내려놓고 소비를 줄이는 삶, 불의한 구조에 저항하며 생명의 신음을 듣는 삶. 고통의 세계 속에서 우리는 연결된 책임으로 응답해야 한다. 우리는 피조물과 함께,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생명의 숨결이 흐르는 자리에서 이 세계를 다시 살아내야 한다.


아이굿뉴스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송진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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